해군함정, 세월호 사고 인지하기 전에 현장에 있었다?

해작사 훈련처장, 잠수함설 구속 네티즌 재판서 증언… 해군 “본인, 그렇게 증언안했다 부인”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세월호 사고직후 해군이 최초로 사고 접수를 전달받았다고 발표한 시각 보다 5분 일찍 현장에 해군함정이 도착해있었다는 해군 책임자의 법정 증언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해군은 해당 책임자가 ‘그렇게 증언했을 리가 없다’며 이 같은 증언내용 자체를 부인했다고 밝혔다.

해군이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국회 국방위원회(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에 제출한 ‘세월호 조난 사고와 관련하여 우리 군의 시간대별 조치내용’을 보면, 해군은 세월호 사고를 최초로 인지한 것이 당일 오전 9시3분이었다고 밝혔다. 해군 3함대가 9시3분 전남도청을 통해 세월호 침몰 최초상황을 접수했으며, 9시7분엔 서해해경청으로부터 구조지원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9시9분에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유도탄고속함과 고속정 편대를 처음 출항시켰으며, 9시14분에 목포에서 고속정이 긴급출항했다. 인지한 것이 9시3분이지 현장 투입을 위해 출동한 것은 그보다도 6분이 늦은 9시9분이었다.

그러나 당시 해군작전사령부 훈련 책임자가 최근 법정에서는 8시58분경에 이미 현장에 있었다는 시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30일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우한석씨의 세월호 관련 명예훼손 재판 중 조동진 해군대령의 증인신문조서(제3회 공판조서의 일부)를 보면 이같이 나타나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해작사 연습훈련처장을 맡았던 조동진 잠수함사령부 잠수함전대장(해군대령)은 지난 3월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기리 판사 주재로 열린 우씨의 세월호 관련 명예훼손 재판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해군 함정이 세월호 침몰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58분경 세월호 침몰현장에 출동해서 이미 도착해 있었던 사실을 당시 해군 작전사령부 훈련참모처장으로서 알고 있느냐’는 피고인 우한석씨의 증인신문에 “예,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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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경초계기 CN-35가 세월호 참사 현장을 촬영한 모습. 사진=해경 동영상 갈무리.

또한 당시 해경 ‘CN-235’ 초계기가 촬영한 1시간10분여 짜리 영상 속에 있는 해군 함정을 들어 “해경의 CN-235가 세월호 침몰 현장부근에서 촬영한 이 사진 속의 함정이 해군 ‘함문식함’이 맞느냐”는 피고인측 신문에 조 대령은 “예, 맞다”고 답했다.

우한석씨는 지난 5월 이 재판(1심)에서 1년6개월 형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중인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진행중이다.

이 같은 증언은 해군이 최초인지시점이라고 발표한 9시3분이 잘못된 것인지, 그것이 맞다면 사고현장에 이미 해군 함정이 도착해있던 상황을 숨길 이유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조 대령의 8시58분 관련 증언이 잘못된 것인지 여러 의문을 낳고 있다.

8시58분 이전에 해군함정이 현장에 있었다는 것은 세월호의 급변침 시점(8시48분~49분) 전후로 근방에 있었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잠수함충돌설을 주장하다 구속된 뒤 현재 법정에서 진실규명 작업을 벌이고 있는 IT·보안전문가 김현승씨는 3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해군이 사고 시점에 현장에 있었다는 증언”이라며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급변침’이라는 단일한 사고로 정리하기 위해 다른 다양한 가능성과 급변침 이전의 사고 가능성 관련 논의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서가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해군이 9시3분에 최초 상황접수를 했다면서 어떻게 급변침 시점에 사고해역에 가 있을 수 있느냐”며 “이 자체가 불가능한 얘기로 이는 정부의 수사결과 발표의 골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규명하고 넘어가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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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이 제출한 세월호 침몰 당시 조치 현황.

이에 대해 해군은 조동진 대령이 법정에서 그렇게 답변했을리 없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해장욱 해군본부 공보과 총괄장교(해군중령)는 3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해군이 최초 상황 접수시점을 9시3분이라고 기록한 것은 맞다”면서도 “증언한 (조동진) 장교에게 확인한 결과 조 장교는 ‘함문식함이 출동중’이라고 묻길래 ‘사격훈련을 위해서 출동중이었다’고 답변한 것은 맞다”고 전했다. 장 장교는 당일 오전 8시58분경 사고 해역에 해군함정이 도착해있었다는 증언에 대해 “조 대령이 ‘시간이나 사고해역’에 대해 자신이 말한 것이 아니라 질문한 분이 시간과 해역을 언급했을 것이라고 했다”며 “그는 당시 자신이 근무중이라 잘 알고 있는데, 자신도 ‘(왜 자신이 그렇게 답변한 것으로 나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시간과 관련해 그렇게 답변했을 리가 없다’고 부인했다”고 말했다.

장 장교는 “조 대령이 법정에서의 질문을 인지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면서도 “증언 일부 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장 장교는 함문식함의 현장 출동에 대해 “함문식함은 (부두에 정박해있던 것이 아니라) 이미 흑산도 인근의 바다에 떠있던 상황에서 현장으로 이동한 것”이라며 “이미 상황 접수 이전에 바다에 떠있었기 때문에 출동중이었다고 답변할 수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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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진 해군대령(세월호 당시 해작사 연습훈련처정)이 지난 3월 9일 우한석씨 재판에 고소인이자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증언한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