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벨’, 공무집행 방해? 해경은 감사장 줬는데…

검찰, 고발 1년뒤 돌연 소환… 지난해 해경에선 “수색에 공이 컸다” 청장 명의 감사장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지난해 세월호 구조수색 과정에서 우여곡절 끝에 투입된 ‘다이빙벨’과 관련해 보수단체가 고발한지 1년 여가 지난 뒤 검찰이 돌연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를 소환조사했다. 이와는 달리 구 해양경찰청(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은 이 대표의 ‘알파잠수기술공사’에 세월호 수색구조에 공이 크다며 감사장까지 전달한 사실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정부의 한쪽 기관은 감사장을, 다른 기관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씌우려는 모순된 태도가 나타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소속 검사실에 출석해 피의자(피고발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해 5월 자유청년연합과 변희재씨 등 보수단체들의 고발에 따른 것으로, 고발된지 1년이 한 참 뒤에야 이 대표를 피고발인 자격으로 불러들여 조사한 것이다.

이 대표가 받고 있는 혐의는 공무집행방해로, 세월호 수색구조 활동을 위해 현장에 다이빙벨 장비를 가져가 구조를 한 것이 세월호 구조라는 ‘공무’를 방해했는지에 대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검찰 조사 방향과 달리 같은 정부 수사기관이었던 해양경찰청은 정작 이종인 대표의 알파잠수기술공사에 감사장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30일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명의의 ‘해양경찰 제59호 감사장’(지난해 11월 17일 작성)을 보면, 김 전 청장은 알파잠수기술공사에 대해 “귀하께서는 평소 해양경찰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으로 적극 협조하여 왔으며 특히 세월호 수색구조에 기여한 공이 크므로 이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씌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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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17일 김석균 당시 해경청장이 알파잠수기술공사에 보낸 감사장.

이를 두고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3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며 “다이빙벨과 뭐가 엉켰다는 말도 안되는 보도를 근거로 고발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그런 기사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현 시점에서 내가 당시 세월호 구조현장에서 한 것이 다 나와있다”며 “당시 해경이 오라고 해서 갔고, 허가를 받고 갔는데도 ‘오라고 했다고 진짜 다이빙벨을 가져오면 어떻게  하느냐, 잠수나 하다 가라’고 해서 철수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검찰에서까지 불러서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고 황당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더구나 지난해 11월에 준 감사장은 또 무엇이냐”며 “솔직히 감사장 받았을 당시만 해도 다이빙벨을 투입했다고 그렇게 애먹이고, 현지에선 죽을 뻔한 일까지 생각나 찢고 싶었으나, 그래도 과거 해경과의 신뢰 때문에 그냥 갖고 있었는데, 이젠 검찰이 공무집행방해로 불러들이는 건 또 뭔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아무리 권력과 떨어져 있는 국민이라고 이렇게 사람을 가지고 놀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에 감사장을 줬던 당시 해경 담당자는 장기간 수색에 참가한 민간인들에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감사장 발급을 담당했던 이강덕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 인사팀장은 3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11월 정부조직 개편을 앞두고 김석균 청장이 아직 현직에 있을 때 세월호 수색에 참여한 민간인과 단체들에게 ‘장기간 동안 수색 참여해줘서 고맙다’는 취지로 보냈다”며 “수색구조과에서 참여자 명단을 선정해 우리에게 통보해줘서 우리가 발급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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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빙벨. 사진=이치열 기자

해경이 세월호 구조에 공이 크다고 감사장을 줬던 업체에 검찰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두고 수사를 벌이는 것에 대해 이 팀장은 “내 전문분야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시 범정부세월호대책본부 대변인을 맡았던 고명석 국민안전처 대변인도 30일 “상세하게는 모르겠으나 알파잠수가 구조과정에서 의견이 달랐던 점도 있었으나 결국 구조하러 수중에 들어갔다”며 “그렇게 참여했다는 사실에 대해 (평가하고) 준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퇴임하기 하루 전이라 (이 대표에) 그런 감사장이 나갔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다”며 “다만 수색구조에 참여한 모든 사람에 대한 감사 표시를 한 것 아닌가 한다”고 답했다.

‘자신의 명의로 감사장이 전달된 업체 대표가 행위가 공무집행방해라고 보는지’, ‘현재 공무집행방해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이 모순이 아니냐’ 등의 질의에 김 전 청장은 “그것에 대해서는 답변 안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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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사진=이치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