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들여올 때부터 국정원 간섭 많았다”

[인터뷰] 이태종 구원파 전 대변인 “검찰과 언론이 만든 허구, 유병언은 청해진해운 실소유주 아니었다”

문형구·이재진 기자 mmt@mediatoday.co.kr

검찰에 의해 청해진해운과 관계사들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유병언 전 회장. 그의 시신이 발견된 지 약 1년이 지났다. 유 전 회장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으면서 검찰이 유병언 전 회장의 그림자만 쫓았다는 비판도 무성했다. 정부의 구조 실패에 대한 비판여론에서 비켜서고자 유 전 회장의 신상에만 수사를 집중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유 전 회장이 속해있던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는 지난해 가을 이후 300여곳의 언론사를 수천 건의 언론중재위 제소를 냈다. 정부의 ‘책임 떠넘기기’와 언론의 왜곡보도에 대한 기록이라도 남기겠다는 것이 구원파 측의 설명이다. 미디어오늘은 22일 당산동 사무실에서, 세월호 참사 후 구원파의 언론창구 역할을 한 이태종 전 대변인을 인터뷰했다.

- 유례 없는 반론, 정정보도 청구를 언론중재위에 냈다. 이유가 무엇인가?
사실과 다른 보도가 너무 많았다. 220건인가 정정 및 반론 보도가 났고 계속 나오고 있다. 너무 많아서 언론사마다 하나로 묶어서 처리했다. 그럼에도 국민의 1%도 인식하는 분들은 없는 것 같다. 비슷한 경험이 91년도 오대양 사건 때도 있었다. 신도들이 많이 고통을 겪었다. 지금은 신앙인으로서 감당하지만 자식들에게까지 짐을 지울 순 없다. 10년이 지나고 나서 검색했을 때 아이들이 커서 진실을 알 수 있도록 남겨놔야겠다. 그런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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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당시 구원파 관련 언론보도에 항의하는 신도들을 보도한 JTBC ‘뉴스룸’ 화면.

-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 등의 실소유주가 아니라는 내용들도 꽤 있다. 이걸 어떻게 언론중재위에서 인정받았나?
언론이 그동안 검찰이 주장한 것만 받아주지 않았냐, 검찰이 말하는 걸 국민들은 사실로 알고 있다. 반대 의견도 싣는 게 반론의 의미다. 결국 재판 결과가 나오겠지만 우리 측이 왜 ‘아니다’라고 하는지 국민들도 알고 있어야 한다.

- 검찰에선 유 전 회장의 차명재산이 2400억이라고 했다. 맞나?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다. 검찰도 언론도 이 돈이 구원파 신도를 착취한 돈이라고 한다. 그러면 2400억을 모으려면 1년에 100억씩 모아도 24년이 걸린다. 구원파 신도가 얼마나 되나. 97년에 세모가 부도났고 해마다 구원파들이 100억씩 모아서 100%를 유 전 회장에게 줘야 되는 액수다.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명의를 봐도 그렇고, 우리는 우리 것이라고 생각하지 유 전 회장 개인의 소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주장의 법적 근거도 없다. 현실적으로 위법을 한 게 있긴 하다. 실명법 위반이다. 우리가 유기농 농사를 고집하다 보니까 땅이 필요했다. 교회는 법적으로 농사지을 땅을 소유할 수 없다. 그래서 누군가는 사야하기에 몇 번은 유 전 회장 이름이나 가족 이름으로 했다. 그러다가 ‘이렇게 하면 안 될 것 갖다’고 해서 교인들 중 대표 몇을 뽑아 영농조합 돈을 줘서 조합 형식으로 만들었다. 왜 개인의 차명재산이라 하는지 모르겠다.

- 검찰 주장에도 정황 근거는 있는 것 같다. 유 전 회장의 형, 부인, 자녀들, 권신찬 목사(유병언 회장의 장인)의 장차남, 며느리들이 관계사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영향력은 있다. 관계사에서 일정한 역할을 했다. 그렇다고 해도 실소유주 문제하고는 다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서 권한이 있다는 것과 ‘회사가 내 거’라는 것하고는 별개다. 이번에 처벌받은 분들은 대부분 배임이다. 횡령이 아니다. 자기를 위해서 쓴 게 아닌 것이다. 배임이라고 하면 예컨대 주주나 신도들 같은 사람들이 손해를 봤어야 하는데 손해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없다.

- 김혜경씨나 이석환, 신명희씨는 교단에서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가?
이 사람들 중 교단 내에서 종교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 다만 유병언 전회장의 부인은 평생을 전도에 전념해 온 분이기 때문에 존경받고 있다. 나머지 사람들은 사업적인 면에서 각자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종편에서 유전회장과 특별한 관계라고 보도한 김혜경 씨는 종교행사에서 거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냥 교인인데 사업관계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 내연의 관계니 어쩌니 하는 것도 모두 정정보도를 받아 냈다. 그쪽 회사 제품들을 신도들이 사 먹는데 회사 자체도 공공의 목적으로 세운 회사라고 인식하고 있다. 자체 서류나 주식관계는 잘 모른다. 이석환 상무나 신명희 씨도 종교적인 어떤 역할을 맡은 것은 없고, 사업적으로 맡아서 영업하는 분이다라고 알고 있었다.

이틀 수색 끝난 금수원

▲ 구원파 본산인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 대한 검경 수색이 끝난 다음달인 지난해 6월 13일 금수원 정문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연합뉴스

- 청해진 해운은 누구 소유인가?
주식회사니까 주주가 소유한 것이라고만 알고 있다. 그 중 몇 명인지 모르지만 구원파 관련 상당수가 주주로 있다고 들었다.

- 세월호 참사 직전의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하면 유혁기, 유대균 등이 아이원아이홀딩스, 천해지에 지분이 있다. 이 사람들의 소유인가 아니면 교회 재산을 맡긴 것인가?
천해지 이런 곳을 통해 두 사람이 영향력을 미치려고 한 것은 맞는 것 같다. 사업 목적이라면 잘 되면 좋은 것이니까.

- 유대균씨의 경우 공식 직업은 조각가로 나온다. 어떻게 재산을 모을 수 있나?
유대균씨는 한국에서 알아주는 조각가다. 구아무개 회장의 동상을 만들어주고 10억 가까이 받기도 했다. 본인이 제대로 먹고 살려고 했으면 풍족하게 살 수 있는 사람으로 안다. 의외로 자기가 번 돈을 회사쪽에 넣었다. 나도 트라이곤코리아에 다녔었는데, 월급이 잘 안 나올 정도로 어려웠던 때가 있었다. 유대균씨가 자기집을 담보로 해서 우리 회사에 급여를 준 것을 기억한다. 유대균씨가 회사 쪽에 투자한 것도 있다.
차명재산으로 생각되는 건 청송 땅이다. 세모가 부도나고 나서 조합에서 모금해서 청송 땅을 샀는데 누구 앞으로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부분 경제 사정이 안 좋아서 신용불량자로 돼 있었다. 유대균씨한테 유병언 회장이 ‘니가 해주면 어떻겠냐’ 제안을 했는데 유대균씨는 ‘아버지처럼 되기 싫다’고 거절을 했었다. 그러다가 땅은 공동재산이고 누군가는 지켜야 된다고 해서 자의반 타의반 (법적)소유를 하고 대출도 받았다. 땅 소유는 유대균씨 앞으로 했는데 대출을 했으니 매월 이자와 원금을 갚아야 했다. 그럼 조합에서 이 돈을 줘야 하는데 그냥 주면 불법이 되고 여러 문제가 생긴다. 그러다보니 회사에서 수익이 난 것을 상표권 이런 명목으로 주고, 이 돈이 이자나 원금을 갚는데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유대균씨 형량이 줄었다. 자기가 쓴 게 아니고 이런 식으로 공동재산 명의로 들어간 것이 인정된 거다. 실명법 위반은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다. 우리는 개인 소유라고 생각 안 한다. 매주 마다 가서 활동하고 생산물들을 저희가 다 소비를 하고 있다. 유대균 이런 사람이 혜택 본 게 없다. 우리 애들도 우리 땅에서 지내고 있다.

- 김필배씨는 오너(유병언 전 회장)가 시킨대로 했다고 했다. 변기춘 천해지 대표나 김동환 아이원아이홀딩스 이사는 김필배씨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고 진술했다. 결국 유 전 회장이 관계사들을 움직였다는 정황이 아닐까?
영향력은 분명히 있었다. 구원파라면 유병언 전 회장의 의견을 존중하고 존경한다. 그러나 그것과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다르다. 어떤 분은 자기 진로 문제나 가정의 문제가 있을 때 유 회장에게 가서 상의한다. 유 회장이 옛날부터 준비한 게 구원파 사람들이 유기농 음식을 먹으면서 좋은 환경에서 살도록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다. 추구해놓은 방향대로 회사를 돕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니 책임자가 있어도 유 회장의 의사를 존중한다. 그러나 소유권은 다른 문제다. 유 회장 얘기는 대부분 ‘잘 의논해서 하라’는 것이었다. 그분이 발명가니까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 그런데 의논을 하는 것도 서로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유 회장에게 보고를 드린 분은 허락을 받은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소유권이라든지, 강제적인 인사상의 불이익 이런 것하고는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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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당시 이태종 대변인의 기자회견 모습을 담은 MBN 화면

- 유 회장이 청해진해운이나 관계사들의 실소유주와 무관하다면, 검찰은 왜 유병언 회장에 대한 수사에 집중했는가?
제가 봤을 때는.. 이건 개인 의견이다. 첫번째는 수사 방향이 애초에 기획이 됐다고 본다. 인천에 꾸려진 검사팀이 형성된 게 2014년 2월이다. 김기춘씨가 검사팀에 방문도 했던 걸로 기억한다. 꾸려진 팀 멤버들이 기업 전문털이 검사들로 알고 있다.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 관련 태광실업 조사 했던 멤버도 있다. 그 상태에서 4월에 갑자기 일이 터졌는데, 보자. 세월호 구조에 있어선 누구봐도 놀랄만큼 비전문적이고 서툴렀다. 세월호 사건 터진 날, 실소유주는 오대양 사건 유병언이 관련됐다고 기사가 났다. 다음날부터 TV조선이 일주일 내내 방송을 했는데도 이게 이슈가 안됐다. 그런데 다음주 월요일인가 KBS 기자가 ‘청해진 해운 선장이 구원파 신도다’ 이렇게 보도했다. 그리고는 모든 방향이 틀어져서 구원파로 몰려들었다. 수사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됐다. 저희도 모르는 재산, 해외 재산은 몇년간 준비해야 할 만큼 파악하기가 힘들다고 하더라. 갑자기 모르는 얘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준비된 게 아닌가 싶었다.
지금은 기사가 지워진 것 같은데, 문진미디어는 3월에 대표가 김필배씨에서 다른 분으로 바뀌었다. 4월에 세월호 사고가 났다. 4월에 사고가 났으니 그때 조사를 했으면 당연히 바뀐 사람 이름이 나왔을 거다. 그런데 보도가 나오는데 바뀌기 전인 김필배씨 이름이 나오는 것이다.  미리 준비되었던 자료를 쓰다보니 그런 것 아닌가. 그렇게 추론을 해봤다. 예전의 악몽, 오대양 때도 수사결과와는 상관없이 진행된 패턴이 흡사했다.

- 현수막도 내걸었는데, 김기춘씨와는 무슨 관계가 있는가?
실제로 교류는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오대양 사건 터졌을 때 법무부 장관을 하고 있었다. 논리적 추론을 해본 끝에 김기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솔직히 ‘우리는 끝났구나’ ‘죽을 바에는 누가 죽였는지 꽥 소리라도 지르자’ 이런 것이다.

- 세월호가 가라앉는 와중에 세월호 직원이 국정원에 보고를 했다. ‘국정원 지시사항’이란 문건이 나왔는데, 미디어오늘에서 취재를 해보니 항해사들은 이런 문건이 나왔다면 ‘국정원이 오너 아니냐’고 했다.
저희들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 배가 두 대다. 세월호와 오하마나호다. 세월호 들여올 때 국정원이 굉장히 간섭을 많이 했다. 국정원이 세월호 도입하는 그 때부터 시시콜콜 하더니 까다롭게 해서 담당자들 너무 괴롭힌다고 했다. 항만 부두에 CCTV를 달라고 한 것도 국정원이고 그 쪽에서 업체 지정하면 우리는 돈만 주는 형태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