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세월호 항적 데이터, 레이더 영상과 딴판

명예훼손 공판에서 급변침 의혹 제기… 해수부 자료엔 245도, 레이더 영상엔 400도 훌쩍 넘어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세월호 침몰 과정에서 뱃머리(선수)가 급격히 돌아간(우변침) 것과 관련해 해양수산부와 해양안전심판원 특별조사부가 발표한 세월호 항적 데이터가 사실과 크게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수부가 작성해 여러차례 발표하거나 국회에 제출한 세월호의 항적자료인 AIS(선박자동식별장치)와 해양안전심판원 특별조사부의 세월호 전복사고 특별조사보고서에는 세월호의 뱃머리가 돌아가다가 245도(선수방위각)에서 그친 것으로 나오지만, 진도VTS의 레이더 영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400도가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세월호 관련 명예훼손 사건으로 기소된 김현승씨는 최근 이 같은 데이터 분석 결과를 법정에 제출했다.

2일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해양수산부 발표 세월호 최종 AIS’를 보면, 세월호가 급변침을 시작한 지난해 4월 16일 오전 8시49분13초 이후 선수방위각(Heading)은 130도부터 급격한 우변침에 따라 8시51분00초엔 272도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이 때부터 다시 줄어들기 시작해 25초후인 8시51분25초부터는 245도까지 줄어든채로 정지한 뒤 9시03분23초까지 유지된 것으로 기록돼있다. 이 데이터 대로면 뱃머리가 정서 방향(270도)에서 조금 못미친 서남방향을 향한채로 12분 가량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해 발 발표됐던 해양안전심판원 특별조사부의 ‘세월호 특별조사 보고서’에도 “같은 날 08시52분경 속력 약 5.2노트, 선수방위 245도를 유지한 채 350도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며 08시53분엔 선수방위 246도, 43분 경 247도, 55분 선수방위 247도, 57분경 선수방위 246도로 움직였다고 기재돼 해수부 데이터와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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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중인 세월호. 사진=해경

그러나 해수부의 AIS 자료와 달리 세월호와 불과 3km 거리에 있던 진도VTS의 레이더 영상자료는 이미 뱃머리가 400도를 훌쩍 넘은 것으로 나와있다는 반박이 제기됐다. 세월호 명예훼손 피고인인 김현승씨가 지난달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판사가 주재한 공판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반박과 함께 분석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김씨가 사고당시 진도VTS 레이더 영상을 캡처해 분석한 결과, 세월호 뱃머리는 이미 8시51분59초에 245도(선수방위각)를 넘었으며, 8초만인 08시52분07초엔 270도를 넘은 것으로 나온다. 또한 8시52분15초엔 세월호 뱃머리가 360도 서거차도 레이더 방향으로 회전하다가 20초 뒤(8시52분35초)엔 360도를 넘어 동북쪽 방향으로 회전했다. 이후 8시53분27초경엔 약 400도를 넘긴 장면까지 레이더 영상에 잡힌다.

이밖에도 법정제출 자료엔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 김시연양이 촬영한 동영상 중 캡처된 08시51분02초의 사진도 포함돼 있다. 이 사진엔 시연양의 방이 우현 후미의 선실에 있었으며, 햇빛이 우측 창가를 통해 들어와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는 방이 남동쪽에 있음을 뜻하며 이는 해수부 AIS처럼 245도일 경우 도저히 불가능한 빛의 방향이라는 것이다. 이 사진은 지난해 11월 인터넷방송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앞서 공개되기도 했다.

레이더 영상 분석을 한 김현승씨는 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레이더 영상이 세월호를 비출 때 노랗게 잡히는 물체가 세월호이며, 중심선을 따라 왼쪽 끝과 오른쪽 끝을 연결할 때 노란 물체가 레이더(남북-종) 방향이면 노란색으로 나타난 좌우 폭이 짧은 반면, 동서방향일 경우엔 좌우 폭이 넓게 나타난다”며 “이 같은 조사 연구를 통해 작성한 자료를 법정에 낸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이 같은 기본적인 항적 데이터에 오류를 일으킨 것과 관련해 “세부적으로는 (245도에 이르자) 엔진을 껐다는 세월호 선원들의 주장이 어느 부분까지 진실인지 따지는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54초동안 154도나 추가로 돌아갔는지 자체를 검찰이 일체 원인규명하지 않았다데 문제가 있다”며 “이 정도 규모의 회전은 세월호에서 가장 큰 급회전에 해당하며, 도저히 드러누운 세월호가 복원하기 힘든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중대한 진실을 누락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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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명예훼손 재판중인 김현승씨가 진도VTS 레이더의 영상을 캡처, 분석해 법정에 제출한 자료. 사진=김현승

이에 대해 김철홍 해양수산부 해사안전관리과 상황관리팀장은 2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245도에서 왜 멈췄는지는 기술적인 부분이자 사고원인에 해당하는 부분”이라며 “선수방위각과 같이 타각의 각도가 245도이다라든가 이를 넘어선다든가 하는 것은 우리가 설명할 것이 못된다”고 해명했다. 김 팀장은 “다만 개인적으로, 배의 타가 틀어져서 선수방위각 245도를 넘는 것은 다른 외형의 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든다”며 “AIS라는 것이 선박의 자동 위치를 뿌려주면, 이를 받아서 경위도로 환산해 정리한 데이터를 있는 그대로 썼을 뿐, 그 이상의 것은 인양해서 진상을 규명해봐야 안다”고 주장했다.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김 팀장은 “조작할 이유도 없고, 우리가 목숨이 10개 달린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국민적 의혹을 가질 수 있고,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지만, 우리는 목포와 진도의 VTS센터에 가서 데이터를 백업받고 가져와서 프로그램을 돌려서 나온 결과를 작성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