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세월호 유가족 미행하다 들통 “이젠 범죄자 취급하나”

진도내려가던 중 단원서 정보과 형사 2명 발견…유가족 대표 항의방문 “인간이 할짓인가”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담화 이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진도로 내려가던 세월호 유가족들을 경찰이 미행하다가 들통이 나 유가족의 거센 원성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김형기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진도로 가다가 발길을 돌려 안산 단원경찰서로 항의방문을 하러 이동했다.

19일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와 안산 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경 안산에서 진도로 내려가던 대책위 유가족들이 휴게소에 들러 식사를 하러 가는 도중 안산 단원서 소속 정보과 형사 박아무개·강아무개 형사가 미행하고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항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이날 저녁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진도로 내려가다 휴게소에 들러 매점 안에서 라면이라도 먹으려 하고 있는데 예전에 청와대에서도 있던 낯익은 얼굴의 두 사람이 보여서 신분을 확인했다”며 “이들은 자신이 경찰이 아니라고 지속적으로 우기면서, ‘경찰이 아닌데 시비를 건다’고 되레 대들다가 결국 신분이 안산단원서 정보과 형사임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유 대변인은 “이에 따라 곧바로 구장회 단원경찰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를 했더니 구 서장은 ‘죄송하다, 직원 교육을 잘못시켰다’고 했다”며 “그래서 가족대책위를 대표해 김형기 부위원장이 다시 안산 단원경찰서로 항의방문을 하러 발걸음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정보과 형사들이 가족들을 미행하다가 덜미를 잡힌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변인은 “그 전부터 가족 가운데 몇 몇 분이 (경찰이) 쫓아다니는 걸 본 일이 있다고 한 적은 있었지만 그저 민감해서 그럴 것이라고 넘어갔지만, 진짜로 이렇게 미행할 줄은 몰랐다”며 “이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그동안 (이 정부가) 유가족을 어떻게 생각하고 취급했길래 이러느냐”며 “우리가 밖에 나가서 반정부 구호를 한 번이라도 외쳤느냐, 시위에라도 나갔느냐, 선동하길 했느냐. 정말 합리적으로 잘 풀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고자 애쓰려는 부모들에게 어찌 이렇게 범죄자 취급까지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자식들이 죽었는데도 이렇게 참고, 견디는 부모들 봤느냐”며 “이런 가족들을 범죄자 취급하면서 되레 시비까지 거는 행위는 정말 인간이 할짓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 단원경찰서 형사들은 유가족들에게 “뭔가 도울일이 있을 것 같아 왔다”고 해명했다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안산 단원경찰서는 절대 미행하거나 불편케할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도희 단원서 경무계 경장은 19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단원서의 경우 사건의 가운데 있는 경찰서이다 보니 어떤 의도로든 유가족들을 불편케 해드릴 수 없고,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그 형사들이 진도에서부터 왔다갔다 하던 정보관들로, 가족들이 올라갈 때 에스코트하던 분들이었다”고 밝혔다.

김 경장은 “자세한 사항은 유가족과 구 서장, 안산 경찰청장이 만나 함께 말씀을 나눌 예정이니 그 때 전후사정과 입장이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진상규명 성명서 발표하는 가족 대책위원회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와 대한변호사협회는 16일 오전 안산 와스타디움 2층 회의실에서 ‘세월호 참사 법률지원 및 대책 마련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뒤 김병권 대책위원장(가운데)이 진상규명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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