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기간제 교사들, 아직도 순직 인정 못 받아

세월호 1년7개월… 김초원·이지혜 교사 유족과 시민단체들, 황우여 교육부장관 지역구 찾아 항의 기자회견

문형구 기자 mmt@mediatoday.co.kr

단원고 2학년3반 담임교사이던 김초원 선생과 7반 담임교사이던 이지혜 선생은 세월호 참사 1년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두 담임교사는 세월호 침몰 당시 탈출이 가장 쉬웠던 5층을 등지고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간 뒤 결국 빠져나오지 못했다. 순직은 직무를 다하다가 목숨을 잃는 것을 가리키지만, 교육부와 인사혁신처는 이들 두 교사가 정규직이 아닌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기간제 교사는 공무원연금법상 ‘상시공무에 종사하는 자’가 아니라서 공무원에게만 적용되는 순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7월 “기간제 교원(민간근로자)은 국민연금 등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으니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사망’에 따른 보상이 이뤄진다. 따라서 근로복지공단에 문의 및 필요한 행정적 조치를 해달라“고 사무적인 답변을 했다. 순직 신청을 반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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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에서 제자들을 구하러 내려간 뒤 순직한 김초원, 이지혜 담임교사. 사진=진실의길.

순직 인정 여부가 보상에서 큰 차이를 낳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들 두 담임교사가, 단원고 학생들의 교사였다는 사실과 교사로서의 직무를 다하다가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점이다.

현행 교육공무원법 제32조는 기간제 교사를 분명하게 교원으로 명시하고 있고, 제2조1항도 기간제교사가 교육공무원의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 두 교사 모두 공무원연금법 제4조의 ‘상시공무’에 종사했던 것도 분명하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도 법률검토의견서에서 두 단원고 교사가 순직 대상이 된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인사혁신처장이 기간제교사를 공무원으로 인정한다면, 공무원연금법을 전면적으로 적용해 순직공무원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유권해석까지 받았지만 이를 쉬쉬했고, 이후엔 ‘교육부의 요청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교육부의 경우엔, 황우여 장관(겸 사회부총리)의 공개적인 약속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인사혁신처와 교육부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지난 7월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서 “기간제 교사는 공무원이고 또 교사로서의 모든 권한과 자격이 있는데 그 처우에 대해선 아직 미비한 점이 있다”고 언급했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그분들은 기간제 교사였어도 학생들에게는 같은 선생님이었다”“이들이 기간제교사라는 이유로 법률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국민정서와 맞지 않다”며 두 교사의 순직 인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후 인사혁신처에 공식적인 요청은 하지 않았다.

황우여 장관이 현재 총선 출마를 위해 교체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족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세월호에서 희생된 두 담임교사의 순직 인정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4.16연대와 세월호참사희생교사동료들의서명운동본부, 천주교서울대교구노동사목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노동위원회 등 9개 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이지혜 선생님 순직인정 대책위원회’는 3일 인천 연수구를 찾아 ‘황우여 교육부장관의 지역구 항의 방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인사혁신처는 교육부에서 ‘기간제 교사에 대한 순직인정을 정식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교육부에 책임을 떠넘겨왔다”며 이에 11월26일 교육부와 면담을 요청했으나 교육부 측은 ‘입장 표명을 할 수 없다, 대법원 판결이 나면 입장을 낼 수 있다, 입법이 되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자신의 임기 중에 기간제 교사의 순직인정 문제를 꼭 해결하겠다고 했던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불확실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조만간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교육부장관을 그만둔다”며 “만일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약속을 저버리고 국회의원에 출마한다면 우리는 그 책임을 준엄하게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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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에서 희생된 김초원, 이지혜 담임교사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이 3일 황우여 교육부장관의 지역구에서 진행됐다. 사진=4·16 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