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청문회 외면하더니 태극기 타령하는 조선일보

[비평] 세월호 진상규명 의지 없는 조선·동아… 세월호 의인 자해 시도에만 주목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지난 14일부터 ‘세월호 1차 청문회’를 열고 있지만 주요 보수 언론은 침묵에 가까운 모습이다. 이번 1차 청문회는 지난해 국정조사와 감사원 감사 이후 처음 실시된 국가 차원의 공식 조치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조선일보는 15일 조간 12면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 첫날 자해 소동’에서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의 자해 시도만을 주목했다. 조선일보는 “이날(14일) 오후 3시 50분쯤 목포해경 승조원 등 청문회에 참석한 증인들이 ‘기억나지 않는다’, ‘모르겠다’고 답변하자, 방청석에 있던 김모(50)씨가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외치며 흉기로 자신의 가슴과 배 부위를 수차례 긋는 자해 소동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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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부터 열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 현장에서의 취재진 모습. 사진=이치열 기자

동아일보는 같은 날 조간 6면에서 조선일보보다 비교적 청문회 소식을 자세하게 다뤘지만, 제목을 ‘세월호 의원, 특조위 청문회 첫날 자해 시도’로 뽑으며 자해 시도에 초점을 맞췄다.

동아일보는 “그동안 국정조사 등을 통해 나온 얘기를 반복하는 수준인 데다 조사위원 17명 중 새누리당 추천 5명이 불참해 ‘반쪽 청문회’라는 지적이 나왔다”고 평하면서 “사고 당시 세월호와의 교신 내용이나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은 이유 등 그동안 제기된 해경의 초동조치 미흡이 주로 거론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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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15일자 보도.

같은 날 한겨레‧경향 등 진보 언론이 해경 관계자들의 책임 회피성 발언을 보도하며 현장 상황을 전했던 것과는 대조된다.

특히 “배가 기우는 상황에서 선미에 있던 학생들에게 밑으로(배 밖으로) 나오라고 했는데 학생들이 철이 없었는지 내려가지 않았다”는 박상욱 경장(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123정 승조원)의 발언이 여론의 뭇매를 맞는 등 이날 해경에 대한 비난 여론은 컸다.

16일자 조간에서도 보수 언론의 보도 행태는 계속됐다. 조선‧중앙‧동아는 이날 세월호 청문회 보도를 하지 않았다. 한겨레와 경향이 각각 ‘김석균 전 해경청장 “회견 지시했지만 내용은 몰라” 발뺌’ ,‘김석균 “123정장에 기자회견은 지시… ‘퇴선명령’은 기억 안 나”’로 청문회 소식을 다뤘다는 데서 이날 김 전 청장 발언의 중요성을 판단할 수 있다.

김경일 당시 목포해경 123정장은 지난해 4월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세월호 사고 현장에 도착해 퇴선명령 방송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 조사를 통해 김 정장이 퇴선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김석균 전 해경청장이 자신이 ‘거짓 기자회견’을 지시했다고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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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16일자 동아일보 사설.

흥미로운 것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세월호 농성장을 거론하며,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서의 태극기 게양을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는 점이다. ‘세월호 천막도 세우는데 왜 태극기는 안 되느냐’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수도 한복판에 태극기를 게양해 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 버티고 있는 세월호 천막 15개는 지난해 7월 이후 1년 반이 지났지만 지금껏 일절 손을 대지 않고 있다.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는 대한민국 일부가 아닌 다른 독립 공화국이라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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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16일자 조선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사설 제목을 ‘세월호 천막은 되고 태극기는 안 되는 서울 광화문광장’이라고 뽑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에 지난해 7월 이후 1년 넘게 세월호 천막을 존치시킨 것과 형평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과연 태극기 게양대와 세월호 천막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미관을 해치고 시민 통행에 불편을 주겠는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