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청문회 대비 입 맞춘 정황, 작성자는 누구?

복역중인 123 정장에게도 전달됐나… 해경·해수부 아우르는 ‘막후 지휘자’ 존재 가능성

문형구 기자 mmt@mediatoday.co.kr

세월호 청문회에 출석했던 해경과 해수부측 증인들이 청문회를 앞두고 답변을 짜맞춘 정황을 보여주는 문건이 나왔다. 권영빈 세월호 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장은 22일 정례브리핑 자리에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 자료’라는 제목의 문건 일부를 공개했다.

이 문건은 ‘대외주의’라는 경고문과 함께 ‘12. 08. 00:00 현재’라고 되어 있어, 청문회를 일주일 앞두고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세월호 참사에 직접 책임이 있는 해경과 해수부는 각각 검찰수사에 대비한 비밀 문건과 특조위 내에서의 행동지침을 담은 문건을 작성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청문위원들의 예상 질문을 담은 ‘신문요지’와 그에 따른 ‘답변’을 항목별로 정리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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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공문서 양식으로 작성된 세월호 청문회 대비 문건.

일례로 문건은 “123정 직원들은 구조된 사람들이 선원인 사실을 몰랐는지”라는 질문에 대해 “급박한 상황에서 구조에 집중하느라 선원인지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진술”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또한 “123정이 선원이 포함 됐다는 사실을 인지한 시간은”이라는 질문에 대해선 “11:10경 구조자중 일부가 선원인 것을 인지하였다고 함”이라고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16일 <세월호 침몰 순간, 해경 123정장 의문의 통화 13초> 기사에서 참사당일인 4월 16일 오전 10시 28분에 이미 세월호 2등항해사가 123정장의 휴대폰을 빌려 본인 명의의 제주 소재 유선전화로 전화를 건 사실을 보도한바 있다. 123정장과 승조원들이 처음 구조한 인원이 세월호 승무원인지를 언제 인지했는지의 여부 혹은 이미 승무원인지를 알고 구조한 것인지는 사고 직후 초동대응 문제에서 중요 쟁점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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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15일 세월호참사특조위가 1차 청문회를 연 서울 YWCA 건물 앞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피케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문건은 또한 “10:17경 유리창안에 승객이 보이는데 구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123정 경찰관에 의하면 선수 좌현 3층 유리창을 깨고 구조한 인원 외에는 갇혀 있는 승객을 보지 못하였다고 함”이라고 모범답변을 제시하고 있다.

특조위는 해당 문건이 30~40페이지 분량이라고 밝히며 그 중 일부분을 공개했다. 이번 문건은 해경이 표면적인 해체 후 국민안전처로 흡수된 이후에도 세월호 진상조사와 관련해 해경과 해수부를 아우르는 막후 지휘자가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특조위가 공개한 부분이 실형을 선고받은 123정장에게 예상되는 심문과 답변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이 문건이 복역중인 123정장에게 전달되었는지의 여부도 추후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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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공문서 양식으로 작성된 세월호 청문회 대비 문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