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구조 안한 게 아닐까, 의심을 떨칠 수 없어요”

[인터뷰]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의 한숨… “진상 조사, 국정원 통화 내역 밝히는 건 기본”

문형구 기자 mmt@mediatoday.co.kr

“그 이유를 저희들은 모르겠어요. 대통령이 해경은 문제가 있다고 해체하기까지 했잖아요. 그래서 그 문제가 뭔지 조사를 하자고 특검을 요청한 건데, 왜 받아들이지 않는지… 정말로 대통령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2월 임시국회 종료를 사흘 앞두고 고 유예은 양의 아버지 유경근 집행위원장(416가족협의회)과 고 정동수군의 아버지 정성욱 씨가 삭발을 하고 단식노숙에 들어갔다. 국회 회기 종료까지 계속될 이 1인시위에는 낮밤이 없다. 밤에는 교대로 난간에 앉아 쪽잠을 자는 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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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요청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계류중이지만 이번 회기엔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이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야당이 세월호 특검 문제로 선거법을 처리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검은 2014년 유가족들과 만난 박근혜 대통령이 “검경 수사 외에 국정조사와 특검도 해야한다”며 공개적으로 약속한 사항이었다.

정부여당이 특검을 거부할 거라는 건 예상된 일이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도 당초 정부여당과의 합의를 통해 1년6개월의 활동기간을 법으로 정해놨지만, 실제로는 1년도 채 안돼 특조위를 해산하려고 하고 있다. 정부는 세월호 특조위 예산을 지난해 8월에 배정하고도, 특조위 활동시점은 세월호특별법 시행일인 1월을 기준으로 올해 6월까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현재 특조위의 활동 기한을 보장하고 정부의 조사방해 행위에 대한 사법경찰권을 보장 하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을 요구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특조위의 진상규명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했고, 또 사주했고, 또 모의했죠. 그런 증거들이 다 나왔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더더욱 특조위 활동에 대한 보장을 이제라도 받아야 되겠다는 거고요. 그게 안된다면 두 번째, 세 번째 특조위를 또 만들어야죠.”

정치권에서 이제라도 원만하게 합의가 이뤄지고 빠른 시간 내에 진상규명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는 버린 지 오래다. 유경근 위원장은 “가족들은 뭐든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해야한다”고 했다.

“의도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특조위 관련한 해수부 문건은 ‘청와대에 대한 조사를 의결할 경우 기자회견을 해라, 사퇴를 해라’ 이런 것도 있고. 청문회 때도 아예 답안을 만들어서 배포를 하고. 왜 이런 식으로까지 조직적으로 은폐를 하고 거짓말을 하려고 할까. 그렇기 때문에 정말 말 못할 뭔가가 있는 게 아닐까.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서 공개 되어선 안 될 무슨 상황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무슨 이유가 있어서 구조를 안 한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는 거에요. 저희는 정말로 그렇다고 단정짓고 싶지 않아요. 만일 그렇다면 얼마나 비참한 상황입니까, 대한민국이. 그래서라도 다 확인을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19대 국회가 아니면 20대 국회에서 이번 특조위가 아니면 다음 특조위에서, 참사의 원인이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유가족들의 몸부림도 계속될 것이다.

“국정원이 참사 직후에 통화를 직접 했고, 통화시각이 국정원이 공식적으로 이 참사를 파악했다는 시각보다 앞서 있습니다. 통화기록이 나오면 이게 누구와 통화한 건지 조사하는 것은 아주 기본 중의 기본인데, 검경의 조사에선 없었죠. 미국 같은 경우엔 대형참사나 재난이 일어났을 경우에 그것만을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상설 국가기구가 있습니다. 그 국가기구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지고 있어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특조위에 수사권, 기소권을 부여하자’고 했을 때 정부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런 전례가 없다’고 했습니다. 거짓말이었죠. 그런 기구에선 우리나라 감사원이나 검경처럼 안 해요. 대형 참사를 조사할 경우 정부가 대상이 아닐 수 없죠. 그렇게 정부가 놓친 것들을 찾아내거든요. 거기서부터 국민들이 안전하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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