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위조서류로 인가, 담당공무원 뇌물수수도

[1신:10시30분] 구입계약 날짜·배 중량도 위조, 항만청 과장 “나중에 알게 돼, 놓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세월호(일본명:나미노우에호)가 국내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위조서류로 인가를 받았고, 이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인천항만청 공무원들이 적절한 처벌조차 받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제2차 청문회에서 김진 비상임위원은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박성규·김영소 인천항만청 선원해사안전과장에게 세월호 국내도입과정에 대해 물었다.

박성규 과장은 항만청에서 세월호의 국내도입 당시 조건부 인가를 담당했던 공무원이다. 김 위원은 “2011년 조건부인가를 통해 청해진해운이 인천-제주 노선을 미리 맡아놨고, 매매합의각서에는 배에 대한 정보가 부정확하다”고 지적하자 박 과장은 “매매합의각서는 없어도 되고, 조건부인가는 배가 실제로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충 이 정도의 배를 가져오겠다고 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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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세월호 2차청문회. 사진=문형구 기자

청해진해운이 제출한 세월호(나미노우에호) 합의계약서에는 배 구입계약 날짜와 배 중량 등이 위조도 돼있었다. 박 과장은 해당 사실을 “나중에 알게됐다”고 말했다. 서류 검토가 소홀하게 이뤄진 것이다.

김 위원에 따르면 박 과장은 세월호 도입 당시 외국선박회사 자료를 요청하지도 않는 등 선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실한 서류를 내더라도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 김 위원이 “대한민국 공무원 중 증인(박 과장)이 인가신청(의 하자)를 놓치면 거를 수 있는 곳은 없죠”라고 물었지만 박 과장은 “놓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부실한 조건부인가는 그대로 최종인가로 이어졌다. 조건부 인가의 기한연장을 1년만 할 수 있지만 2011년 조건부인가를 받은 세월호는 인가기간이 연장됐다. 김 위원은 “자료 어디를 봐도 (인가 기한이) 2012년 7월인데 같은해 10월로 연기됐다는 얘기가 없다”며 “왜 불가피하게 연장됐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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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세월호 청문회 비공개 증인 심문. 사진=이치열 기자

기한 연장과 최종인가를 담당했던 김영소 과장 역시 세월호가 위조된 서류로 인가를 받은 사실을 잡아내지 못했다. 증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청해진 해운은 인천-제주 항로를 운항하는 오하마나호를 운항하고 있었기 때문에 세월호도 문제없이 운항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조건부 인가를 내줬고, 위조된 서류로 받은 인가는 두명의 공무원을 거치는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은 것이다.

김 위원은 “이런 것을 방지하고 마지막으로 거르는 것이 항만청 과장들이 하는 것”이라며 “이럴 경우 선사는 ‘이거 별거 아니구나, 대충 넘어갈 수 있겠구나’하며 다른 감독기관에 대해서도 나쁜 신호를 주게 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감사원 감사 이후 김영소 과장은 감봉 2개월에 그쳤다. 박성규 과장은 세월호 증선 인가를 위해 적취율 부족 등을 눈을 감아주는 대가로 500만원을, 이후 증선인가 사례로 3000만원을 받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청해진 해운 임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에도 이후 재판과정에서 청해진해운 임원들이 진술을 바꿔 무죄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