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세월호 침몰 박근혜 대통령에 어떻게 보고했나

세월호 사고 인지 가장 빨랐다는 주장에 이어 최초 인지 시각 의혹 떠올라 책임론 확산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국가정보원이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최초로 정부 보고를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이 세월호 사고를 인지하고 정부에 보고한 시간이 구조 대응에 필요한 시간을 늦춘 결과로 나오고 제대로 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면 사고 초기 부실 대응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9일 라디오에 출연해 “이 사건(세월호 침몰 사고)을 국정원이 최초로 파악했으며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국정원은 어느 기관보다 먼저 세월호 침몰 사고를 인지했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세월호 침몰 사고는 해양경찰이 가장 먼저 인지해 전파했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정부는 안전행정부 장관 비서실장이 9시 25분 장관에 보고했고 해양수산부 장관이 9시 29분 보고를 받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9시 33분에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고 당일 해경 보고를 접수해 오전 11시 30분에 상황보고 1보를 발표하면서 사고 일시를 4월 16일 오전 8시 58분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안전행정부→해양수산부→국가안보실→대통령 순으로 세월호 침몰 보고가 끝난 후인 16일 오전 9시 44분경 방송 뉴스를 통해 최초 사고를 인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하지만 “국정원에 직접적 원인이 있다 없다를 아직 따지는 건 아니지만, 우리 정부에서 맨 처음 가져온 보고서에 의하면 국정원도 개입돼 있다. 이게 차차 밝혀질 것”이라며 “맨 먼저 사고를 전파한 것이 국정원이며 그렇다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국정원에서 그렇게 일찍 파악을 하고 전파를 시켰다고 하면 국정원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정부 부처에 전부 연락하고 조치를 할 수 있는, 그것은 나중에 밝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박지원 의원은 2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어떻게 됐든 세월호 사고를 맨 처음 접수해서 전파한 것이 국정원이라는 사실”이라며 “국정원이 대공업무를 하지만 국가 안위에 대한 일을 하는 조직에서 최초 전파자였는데 후속 조치를 하지 않고 빠져 버린 것은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실은 국정원 정부보고 내용을 담은 문건을 확보한 상태라면서도 공개 시점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정홍원 총리도 국정원이 세월호로부터 직접 사고를 보고 받았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 총리는 20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국정원이 청해진해운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느냐’는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제가 듣기로는 (국정원이) 전화로 사고 보고를 받았고, 세월호에서 선원이(국정원에) 보고를 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국정원이 정 총리 답변대로 사고 내용을 선원으로부터 전해들었다면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방송 뉴스를 보고 세월호 침몰 사고를 인지했다는 것이 국정원의 공식 입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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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원

국정원이 세월호 선원으로부터 사고 보고를 받았다면 침몰 사고를 언제 최초로 인지했는지도 논란이다

검경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세월호 선원은 16일 오전 9시 1분 이후 인천 청해진해운과 제주사무실과 일곱차례에 걸쳐 통화를 했고 마지막 통화는 9시 40분대에 이뤄졌다. 국정원이 세월호 선원으로부터 전화를 통해 사고 보고를 들었다면 9시부터 9시 40분 사이일 가능성이 높다.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는 하지만 검경수사본부의 수사 발표 결과와 달리 시사인과 인터뷰에서 이준석 선장과 7시 46분경 오하나마호 선장이 통화했고, 8시 26분 물류팀 하아무개 과장과 통화한 사실을 전했다. 이어 이 선장은 8시 28분에도 제주사무실에 근무하는 박 아무개 과장과 통화했다.

결국 세월호 침몰 사고의 초기 부실 대응 책임 문제와 관련해 국정원이 어느 시점에 세월호로부터 언제 보고를 받아 인지한 뒤 정부에 최종 보고했는지가 핵심 의혹으로 남아있는 셈이다.

논란이 커지자 국무총리실은 “제가 듣기로는 (국정원이) 전화로 사고 보고를 받았다고 돼 있고, 그 보고는 세월호 선원이 한 것으로 들었다”는 정홍원 총리의 말을 번복하고 “총리는 보좌진이 보고한 언론의 보도 내용과 (주)청해진 해운의 세월호 운항 관리규정을 토대로 답변하였으나, 국정원 측에 확인한 결과 세월호 선원으로부터 연락받은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바로잡는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현 의원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세월호 선원이 직접 국정원에 보고했다는 언론보도를 한 적이 없고, 재차 질의를 통해 청해진 본사와 통화한 것은 아니라고 정 총리가 답했다”며 “국정원이 선원으로부터 세월호 침몰 사고를 인지했다면 정확하고 심각하게 보고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 대통령 직속기관이고 정보 수집을 관리하고 상황 보고 부처라고 한다면 어떻게 정보를 입수하고 어떤 내용을 전파해서 대통령이 최초 지침을 내리게 만들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정원이라면 침몰 원인에 대해 좌초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파악해야 하는데 단순 사고를 규정했는지도 궁금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정보위원회를 소집해 속 시원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원의 해명도 바뀌고 있다. 경향신문은 세월호 운항관리규정 ‘해양사고 보고 계통도’를 입수해 사고 발생시 세월호가 가장 먼저 국정원 제주지부와 인천지부, 해운조합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며 “계통도에 따라 김한식 청해진해운 사장 등은 사고 직후인 지난달 16일 오전 9시10분쯤 국정원에 문자메시지로 사고 사실을 보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9시 44분 방송 뉴스를 보고 사고를 인지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국정원 관계자는 21일 통화에서 “국정원은 YTN 방송 뉴스를 보고 9시 19분 세월호 침몰 사고를 최초 인지했다. 정부 보고와 관련해서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월호 선원이 국정원과 통화해 사고를 보고했다는 정홍원 총리의 발언과 청해진 본사에서 문자메시지를 통해 국정원에 사고를 알렸다는 언론보도 내용에 대해 “총리실에서 언론보도를 통해 인지했다고 해명했고, 청해진 본사로부터도 보도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