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유병언 변사체 쫓느라 세월호특별법 ‘나몰라라’

[비평] JTBC만 유가족들 목소리 전해… ‘진상규명’ 여론 외면하는 MBC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되자 언론 보도는 또 쏠렸다. 세월호 참사 보도를 제대로 못해 유가족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았던 KBS·MBC 양대 공영방송사는 이번에도 ‘유병언 변사체’ 보도에 ‘올인’하면서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은 외면했다.

KBS <뉴스 9>은 22일 톱뉴스 <경찰 “변사자 DNA·지문 유병언과 일치”>를 시작으로 총 13꼭지로 이번 사안을 다뤘다. MBC <뉴스데스크>는 톱뉴스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 전남 순천서 변사체로 발견> 등 20꼭지를 전했다.

양 방송사는 유병언 추정 변사체 발견에 이렇게 많은 뉴스 꼭지를 할애하면서도 정작 난항을 겪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과 유가족들의 반발은 전하지 않았다. ‘유병언 쫓기’가 또 반복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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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뉴스9> 22일자 리포트

상업방송이라 불리는 SBS는 그래도 후반부에서나마 세월호특별법 소식을 전했다. SBS <8 뉴스>는 22번째 꼭지 <“밖에 두자” vs “안에 두자”…세월호 특별법 이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존에 주장하던 특별사법경찰관 대신 새누리당이 주장한 특별검사를 조사위 내부에 두자고 수정안을 제시했다”면서 “하지만 새누리당은 특별검사는 완전히 독립적이어야 하는데, 조사위 안에 특검을 두는 것은 법률을 무시한 발상이라며 반대했다”고 전했다.

SBS는 또한 “여야가 7월 국회까지 열었지만 참사 100일이 되는 모레(24일)까지 특별법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 “세월호 가족들은 특별법처리를 촉구하며 내일부터 이틀간 안산에서 서울광장까지 행진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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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뉴스데스크> 22일자 리포트

지상파 방송사보다 돋보였던 건 JTBC <뉴스 9>이었다. 검찰과 언론이 몰두한 ‘유병언 쫓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방송사는 <유병언만 부르짖던 수사…세월호 참사 원인조사는 ‘제자리’>에서 “세월호 참사원인 규명에 대한 수사는 유병언 전 회장 수사에 가리어져 있었다”면서 “검경은 세월호 사고를 가져온 급변침의 이유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JTBC는 또한 <세월호 참사 100일 앞두고 희생자 가족들 도보순례 예고>에서 “유병언 전 회장의 사망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자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정부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면서 “희생자 가족대책위는 검경의 유 전 회장 수사가 의혹 투성이로 나타난 만큼 특별법에는 수사권이 보장돼야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유병언 소식에 실종자 가족들 “진상규명 차질 없어야”>에서는 “일부 가족들은 유 전 회장이 사망함으로써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에 영향을 받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상파 3사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유 전 회장 추정 변사체에 대한 세월호 유가족들의 반응을 전하면서 본질은 ‘진상규명’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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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뉴스9> 22일자 리포트

진상규명에 무관심한 공영방송사들의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MBC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9일 열리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 범국민대회’를 전한 지상파 방송사는 SBS밖에 없었다. 단신으로 보도해 현장에 있는 취재기자를 연결,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전한 JTBC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만 아예 외면한 KBS와 MBC와는 달랐다.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원고 생존자 학생들의 도보 행진은 로이터, NBC 등 외신에서 보도할 만큼 주목을 끌었지만 MBC는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SBS는 특별법을 합의 못하는 국회와 함께 이를 보도했고, KBS는 별도의 리포트를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