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마지막까지 구조 최선 다하라했는데 인양 반대?

정부 인양여부 확답 주지 않은 가운데 반대 목소리…국민성금 용도 두고도 시끌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세월호 실종자 수색 중단 발표 이후 세월호 인양 여부에 대한 찬반 여론이 뜨겁다. 특히 인양 비용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국민 성금이 어떻게 쓰여 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는 인양과 관련해 “인양 등 선체 처리에 관해서는 해역 여건, 선체 상태 등에 대한 기술적 검토와 실종자 가족,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 및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적절한 시점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결정할 것”(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인양 반대 입장을 밝혔고, 세월호 유족들은 하루빨리 인양 방안을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인양 찬반 의견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세월호 인양 찬반…기다리라는 정부 

김진태 의원은 지난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돈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고 추가 희생자가 생길 수 있다”며 “인양하지 않은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비용과 관련해 “해양수산부에서는 1000억 원 정도 필요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3000억 원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어디서 또 가져다 무리하게 끌어다 써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위험 부담이 높고 돈도 많이 드는 인양을 차라리 하지 말자는 얘기이다.

세월호 유족은 인양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진명선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지난 14일 이주영 장관과의 면담에서 “정부가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인양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말뿐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워달라”며 “마지막 한 명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부분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세월호 인양을 전제로 한 인양 방안 등을 제시해 정부가 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데 인양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의혹까지 나온다.

일부 언론은 인양을 기술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민간,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꾸릴 전망이라고 보도했지만 인양 자체 여부부터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해양수산부 항만국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인양 관련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팀이 구성돼 있긴 하지만 언론에 보도된 향후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면서 “중앙재난대책본부에서 TF를 구성해 기술적인 문제 등을 자문 받을 것이지만 이 또한 중대본에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중대본에서 인양을 전제로 한 TF가 구성될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현재는 안전행정부 장관이 수장으로 돼 있지만 19일 국민안전처가 신설되면 인양과 관련한 전략을 결정하는 주체가 바뀔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국민안전처는 새로운 장관급 인사가 수장을 맡게 된다. 국민안전처는 해양경찰청의 해상구조 구난 및 방제 경비 업무를 포함해 안전행정부의 안전본부를 통합해 설치하기 때문에 인양과 관련한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의 결정도 출범할 국민안전처에서 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 여론은 인양 찬성에 기울어져 있다. MBN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11월 12일 19세 이상 유권자 500명 대상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 결과 ‘남은 실종자 수색과 사고 원인 규명을 해야 한다’는 의견은 54.3%에 달했고 ‘1천억원 이상의 비용과 1년 이상의 기간을 감안해 인양하지 말고 해상 추모 공원 조성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은 27.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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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사고 구조 활동 모습

침몰 원인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물증’으로 진상규명 조사를 완결시키려면 세월호 선박 인양은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는 지난 5월 발표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7대 과제를 발표하면서 “선박의 최초 이상 징후는 언제 발생하였고, 그 이후 이상 징후에 대해 보고와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는지 여부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동규 시사평론가는 1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상식선에서 인양 문제가 찬성과 반대로 나눠지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어떤 방안으로 인양을 하느냐 등을 논의하고 미리 예상해서 추가 희생 등 우려되는 지점을 완벽하게 막는 것이 정부와 국회의 자세이지 반대 의견을 여론화시켜서 몰아가는 듯한 모습은 시기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정부와 대통령도 한 명이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죽은 목숨까지도 포함돼 있다”며 “실종 가족들도 침체된 수색 활동 때문에 중단을 결정했는데 그 뜻을 받아서라도 인양에 빨리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성금은 어디에 쓰이나

세월호 인양 찬반 여론에 맞춰 인양 비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민 성금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도 말이 많아지고 있다.

현재 세월호 성금은 재해구호협회, 대한적십자사 등 6개 기관을 통해 모금돼 1280억원에 이른다. 이 중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가장 많은 1130억원의 성금이 모였다. 1130억원 중 100억원에 가까운 성금은 국민 성금으로 모아졌고, 나머지는 기업체가 ‘세월호 피해자 지원 및 국가안전시스템 구축’이란 명목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원칙적으로 국민 성금은 세월호와 관련된 기금이나 보상금으로 쓰여져야 한다. 인양 비용은 정부에서 예산을 집행하거나 청해진 해운에 구상권을 청구해 마련해야 하는 부분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국민들은 세월호 피해 지원을 가지고 기부를 해줬고 기업은 사회 안전망 구축에 대한 기부를 한 것이기 때문에 인양과 관련된 비용은 논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성금이 모아지면 지원단체 대표, 모금기관, 사고 피해자(유족) 등이 기구를 구성해 구체적인 용도와 배분 액수를 결정한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피해자들이 학생 유족과 일반인 유가족 등으로 나눠져 있고 입장이 달라 위원회 구성부터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졌지만, 세월호 진상규명과 실종자 수색 등 사고 수습이 이뤄지지 않아 공식적으로 성금 배분을 위한 위원회 구성은 논의된 적이 없다.

다만, 기업이 기부한 돈은 세월호와 관련된 용도로 지출하라고 ‘지정기탁’을 하긴 했지만 ‘피해자 지원 및 사회안전망 구축’이라는 명목 아래 집행이 돼야 하기 때문에 어떤 용도로 쓰일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성금 형식으로 돈을 기부 받았다고 하더라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에 따르면 수혜 대상자는 사회복지 서비스를 요하는 저소득층이 대상자로 규정돼 있다. 배분과 관련된 위원회에서 피해보상액이 정해지면 세월호 관련 제단 등을 통해 보상금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도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과 기업 대표자를 정하고 사고 피해자를 일원화하는 문제도 남아있다.

모금회 관계자는 “공식적인 협의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며 “실종자 수색 중단 발표가 최근이고 수습이 되지 않아 연내까지는 위원회 구성도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