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 노숙· 단식에 도보행진까지

세월호 피해자들 단체 행동 이어져… “진상규명 위한 수사권·기소권 부여해야”

이하늬 기자 | hanee@mediatoday.co.kr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단체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유가족들의 국회 노숙농성, 무기한 단식에 이어 세월호 생존 학생들이 1박 2일 도보행진에 나섰다. 단원고 2학년 생존학생 38명, 학부모 10여명, 교사 3명 등 50여명은 15일 오후 안산 단원고에서 국회의사당까지 가는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국회와 광화문에서 농성중인 부모님들을 위로하고 참사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소망을 가지고 출발한다”고 밝혔다. 박진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존엄과안전위원장은 “유가족들이 팽목항까지 걸어가실 때 아이들이 ‘우리도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와 누나, 고 김웅기군의 아버지 등 유가족 3명은 지난 8일 도보순례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 12일 세월호 참사 피해자 유가족 150여명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의사당 앞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당시 이들은 “여·야가 가족을 외면한 채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려 하고 있다”며 특별법 제정을 위한 여·야·가족 3자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가족들의 제안에 동의한다고 밝혔지만, 새누리당은 동의하지 않아 가족들의 농성은 15일 오후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행동하는 배경에는 세월호 특별법이 있다. 여야가 발의한 특별법과 가족이 요구하는 특별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특별위원회 구성 △특위 활동 기간 △특위 내 전문적 소위원회 구성 △특위의 권한 △재발방지 대책의 지속적 시행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보상과 관련해 가족들은 크게 중요치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가족들이 요구하는 특별법이 가장 낮은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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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사고 희생자 가족대책위원회가 13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가족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건 진상규명위원회다. 이들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수사권, 기소권이 부여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새정치는 수사권만 보장하고 새누리는 조사권 정도만 인정하자는 입장이다. 유경근 대변인은 “조사권만 허용한다는 건 현재 진행되는 국정조사의 수준을 넘어서는 못한다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가족들의 입장은 강경하다. 가족 15명은 특위의 수사권, 기소권을 요구하며 14일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김병권 위원장은 “여야가 하는 특별법에 (가족들이) 참여라도 해서 잘 하나 안 하나 지켜보기 위해 이러는 것이지 다른 것은 없다. 그런데 그런 것조차 막고 있다”며 “특별법은 저희들만의 특별법이 아닌 국민 전체의 특별법이라 보시면 된다”고 말했다.

2학년 1반 고 우소영 학생 아버지 우주용씨는 “딸 생각에 잠을 못 자고 거의 뜬 눈으로 밤을 보내곤 했다”며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정신 차리고 저희 딸이 왜 죽었는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밝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서명운동을 다녔고, 국회에서 단식을 시작하는데, 단식을 해서라도, 제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사건을 밝혀서 저희 딸 원한을 풀어줘야겠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노숙농성 5일째, 단식농성 3일째가 되는 16일에 본회의가 열린다. 그러나 여야 합동 ‘세월호 사건 조사 및 보상에 관한 조속 입법 태스크포스(TF)’가 수사권 부여, 국가배상책임 명문화 등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16일 본회의 처리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권오현 대책위 사무국장은 “처리가 안 된다면 농성과 단식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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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밤 11시경 국회 본청 입구를 경찰이 막아선 가운데 세월호 유가족들이 지지방문한 대학생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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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새벽 2시경 국회 본청 입구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이불 한 장 덮고 잠을 청했다. 사진=이치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