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고 왜 안 했나” 질문에 해수부 장관 급당황

세월호 시행령 절차법 위반 무효 논란… “특조위 활동 막으려 의도적으로 보고 누락” 주장도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정부가 입법예고한 세월호 시행령이 법 절차를 위반한 무효여서 폐기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의 세월호 시행령은 지난 3월 27일 입법예고됐고 4월 6일 입법예고기간이 끝나 오는 9일 차관회의를 통해 최종 입법할 예정이었다. 이에 정부의 입법예고안은 공무원들이 장악해 사실상 진상규명을 막는 안이라며 삭발식을 단행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은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시행령 입법예고안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행정절차법 제42조, 국회법 제98조의2을 위반한 무효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행정 절차법에 의하면 입법 대통령령은 해당 상임위에 보고하도록 하고 국회법에 보면 해당 상임위에 10일 이내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며 “행정절차법을 보더라도 국회법을 보더라도 보고해야 하는데 이번 시행령을 국회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양 정책실장에 보고 유무를 확인했다.

해양정책실장이 “담당 과장이 4월 1일날 국회 요청이 있어서 전자 메일로 보냈다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바로 유 의원은 국회 행정실무자를 불러 “전자문서로 받은 적이 없다”고 확인했고 해양정책실장은 “저희가 상황을 파악해서 보고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 주장대로라면 지난 3월 27일 정부의 시행령이 입법예고된 뒤 10일이 지난 7일 현재까지도 국회 농해수위에 보고하지 않아 절차법 위반이 될 수 있다.

행정 절차법과 국회법에 따르면 주무 장관이 국회에 제출한 대통령령에 대해 해당 상임위는 법률에의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할 수 있다. 그리고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주무장관에게 해당 내용을 통보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정부의 세월호 시행령은 아예 국회에 보고되지 않아 이 같은 절차를 밟을 수 없었다는 것이 유 의원의 주장이다.

유 의원은 나아가 정부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출범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절차 위반을 알고 반발할 것을 예상했음에도 의도적으로 입법예고안을 국회에 보고하지 않고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정부가 대통령령 입법예고안을 강행한다면 국회는 국회법 제98조의2에 따른 통제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회의 통제권 행사에 따라 대통령령을 특조위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보장하는 입법취지에 맞게 전면 수정한다고 하더라도 특조위의 활동기간을 무용하게 허송하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이 모든 절차를 잘 알고 있는 정부가 입법예고안을 강행한다는 것은 특조위의 활동을 어떻게든 지연시키고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행정절차법을 위반하면 행정 처분이 무효가 되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며 “시행령 자체가 절차를 위반했다면 무효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에 유기준 장관과 해수부 실무자들은 국회 보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당황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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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노컷뉴스

하지만 유 장관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의 수정 요구 의견을 반영할 용의가 있다면서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유 장관은 “지금 특별조사를 출범하기 위해서는 시행령 제정이 돼야만 출범이 가능하다. 입법 예고된 안을 전체적으로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유 장관은 세월호 운항과 관련돼 있는 공무원의 특별조사위 파견을 금지시키는 방향으로 수정 보완하고 세월호 특위의 조사대상을 ‘세월호 참사의 원인규명 및 구조구난 작업에 대한 정부조사 결과의 분석 및 조사’라고 한정지은 시행령 제5조에 대해서는 “오해할 수 있는 문구가 들어간 것”이라며 수정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유 장관은 정부 시행령 중 핵심 논란이 되고 기획조정실 설치에 대해서는 야당의 반발에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무원이 임명될 기획조정실장은 업무를 총괄 종합 조정하는 업무를 맡을 뿐 아니라 각 소위원회 업무 분야를 기획 조정하는 기능과 권한이 주어져 있다. 이에 세월호 특별조사위는 특위 위원장과 소위원회 위원장인 상임위원의 권한을 무력화시키고 진상규명 내용을 정부가 장악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반발해왔다.

유 장관은 “어느 부서나 총괄하는 기능을 가진 부서가 있다. 이 부분을 가지고 조사에 간섭하고 압력을 가했다는 부분은 오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민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번 정부 시행령은 기획조정실장이 소위원회의 역할과 업무를 통합 지휘 감독하느냐 특위와 세 개의 소위원회 기능을 뒷받침하느냐가 핵심”이라며 기획조정실의 폐지를 주장했다.

한편, 유 장관은 세월호 인양 문제와 관련해 유류 유출 사고와 선체 변형 가능성 등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며 4월말 예정돼 있던 기술검토TF 보고서 발표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