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화도 못하게, 유가족 갈비뼈 4개 금 가기도”

경찰에 가로막힌 세월호 추모문화제… 시청에서 광화문 광장 10분 거리 행진, 신고되지 않았다며 가로막아

이하늬 기자 | hanee@mediatoday.co.kr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추모문화제에 참가했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결국 헌화도 못 하고 길에서 밤샘 농성을 했다. 유가족들은 이에 대해 “경찰은 상처 입은 가족들을 마치 공공의 적처럼 취급했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오는 18일 오후 3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 참여를 호소했다.

“우리 아들을 못 본 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광화문에 아들 영정이 있어 시청에서부터 꽃 한 송이 들고 오다 경찰에 가로막혔습니다. 또 한 번 기가 찼습니다. 우리 아들 사고 났을 때도 기가 막혀 1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기 싫은데. 다른 부모님들이 광화문 현판 앞에서 연좌하고 계신다기에 우여곡절 끝에 겹겹이 쌓여있는 경찰들을 지나 힘겹게 들어왔습니다.”

4.16가족협의회와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등은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1주기 추모문화제에서의 경찰 대응을 비판했다. 지난 16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1주기 추모문화제는 경찰이 행진을 불허하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참가자들은 시청 광장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광화문에 헌화를 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신고되지 않은 행진’이라며 수차례 해산 명령 방송을 했다.

 

 

▲ 지난 16일 세월호 1주기 추모문화제 참가자들이 '시행령 폐기'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지난 16일 세월호 1주기 추모문화제 참가자들이 ‘시행령 폐기’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추모문화제에 참가했던 ‘세월호 침묵행진’ 제안자 용혜인씨는 “우리가 든 건 피켓과 국화꽃뿐인데 엄청나게 많은 경찰이 방패를 들고 추모문화제 참가자들을 진압했다”며 “경찰을 피해 뛰어다니면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용씨는 “10분 거리를 3시간이 넘도록 가지 못 했고 결국 우리는 세월호 1주기인 4월 16일에 헌화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유가족이 다치기도 했다. 단원고 2학년 4반 최성호 학생 아버지 최경덕씨는 “참가자들은 불가피하게 산발적으로 광화문 광장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곳곳에서 경찰의 무도하고 불법적인 장벽에 가로막혔다”며 “이 과정에서 가족 한 분이 갈비뼈 4개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또 시민단체 활동가와 학생 등 총 10명이 연행돼 집회시위법을 위반한 혐의로 입건됐다.

이어 이들은 “오는 18일 오후3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가 열린다”며 “가족을 떠나보낸 지 1년, 제대로 추모조차 하지 못하고 폭력적인 경찰력에 둘러싸여 비통한 마음으로 밤을 지새운 세월호 가족들을 만나러 와 달라”고 시민들의 참가를 호소했다. 현재 광화문 광장에는 유가족 100여명이 남아 여전히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