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에서 광화문까지 7시간…시민·유족 100여명 연행

유족 연행으로 세월호 참사 1주기 범국민대회 중단…행진자 향해 물대포·최루액·소화기 사용

장슬기 기자 | wit@mediatoday.co.kr

18일 오후 세월호 참사 1주기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과 지난 16일 밤부터 광화문 누각 앞에 고립됐던 유족 10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차벽과 폴리스라인을 통해 시민들의 행진을 막아섰고 이 과정에서 물대포·최루액·소화기 등을 사용했다.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는 물대포를 쏘는 경찰에게 ‘소방서 물 훔쳐쓰지 말라’고 항의하다 연행됐다.

18일 오후 3시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는 세월호 참사 1주기 범국민대회를 개최해 세월호 진상규명과 선체인양 등을 요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1시30분경부터 유족들이 연행되고 있다는 소식에 행사가 중단됐고, 서울광장에 참여했던 3만여명의 시민들과 민주노총 조합원 등은 유족들이 고립돼 있는 광화문 누각 앞으로 향했다.

 

▲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경찰병력이 ‘세월호 1주기 범국민 대회‘ 참가자들을 향해 물대포를 쏘며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노컷뉴스

▲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경찰병력이 ‘세월호 1주기 범국민 대회‘ 참가자들을 향해 물대포를 쏘며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노컷뉴스

 

 

참가자들은 경찰이 미리 쳐놓은 경찰차벽과 폴리스라인으로 길이 막히자 청계광장 쪽으로 우회해 행진을 계속하거나 지하철을 통해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했다. 광화문 광장에는 다시 경찰차벽과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었다.

고립된 유족들이 있는 광화문 누각 앞으로 가기위해 시민들은 경찰 벽을 다시 뚫기 시작했고, 경찰은 오후 6시30분경부터 물대포와 최루액, 소화기 등을 사용해 시민들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광화문 누각 앞까지 설치된 세겹의 경찰벽을 뚫고 행진 참가자 5000여명(주최측 추산)은 오후 10시30분경 유족들을 만났다.

4·16연대는 이날 하루 경찰에 연행된 시민과 유가족은 100여명이고 연행된 시민 중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있다고 밝혔다. 연행된 이들은 서울과 경기의 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들이 다 파견돼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단원고 서동진 엄마 김경녀씨가 부상으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 1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1주기 범국민 대회‘ 참가자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 중 세종로를 둘러싼 경찰차벽에 막혀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 1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1주기 범국민 대회‘ 참가자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 중 세종로를 둘러싼 경찰차벽에 막혀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오후 11시경 경찰벽을 뚫고 만난 시민과 유족들은 마무리 집회를 열고 이날 행사를 마쳤다. 4·16가족협의회 전명선 위원장은 “오늘 희망을 보았다. 두드리면 언젠가 답이 나올 것이다. 두드려서라도 안 열리면 국민들과 가족이 함께 안전하고 인간의 존엄 지켜지는 사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4·16연대 박래군 상임운영위원은 “오늘 여기까지 오기가지 앞에서 길을 터줬던 누구보다 앞장섰던 민주노총 동지를 비롯해 시민, 학생들 정말 고맙다”며 “유가족과 시민이 힘을 합하면 못 이룰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아름다운 밤”이라고 말했다.

4·16연대는 오는 4월 24일과 25일도 집회가 있을 예정이고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사진=김도연 기자

▲ 사진=김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