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벨 비난은 조선일보 무지 드러낸 것”

[인터뷰]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다이빙벨 JTBC 판결에 “집단적 마녀사냥에 제동”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

세월호 참사 직후 다이빙벨 관련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로 JTBC에 ‘프로그램 관계자 징계’ 결정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대해 법원이 취소하라고 판결하자 해당 인터뷰를 응했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용기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종인 대표는 25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반정우 부장판사)의 방송통신위원회 제재조치 취소 및 제재효력 직권정지 판결을 두고 “당연하고 다행한 결정이지만, 힘있는 쪽과 없는 쪽과 대결의 의미가 있는 재판에서 이 같이 용기있게 판단한 사법부의 결정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해상 조건에서 다이빙벨을 이용해 유속과 상관없이 20시간 동안 연속으로 작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재판부 판단에 대해 “다이빙벨이 20시간 연속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방통위 측 변호인단이) 입증하지 못했으니 제재 결정이 부당하다는 판단은 있는 사실 그대로를 판단한 것”이라며 “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4월 18일 JTBC 갈무리

지난해 4월 18일 JTBC 갈무리

 

 

‘다이빙벨 투입시 2~3일 내에 세월호 3, 4층 화물칸 수색을 끝낼 수 있다는 인터뷰 내용이 진실하지 않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재판부 판단에 대해 이 대표는 “우리가 다이빙벨로 작업해서 그 기간 안에 도저히 끝낼 수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으면 몰라도, 기껏 우리가 한 것은 2시간 작업한 것이 전부였다”며 “그것 만으로 2~3일 내에 작업 못한다고 단정하는 것은 억지라는 판단”이라고 해석했다. 이 대표는 “당시까지만 해도 해경과 언딘의 잠수사 한 명이 물에 들어갔다 나오는 잠수시간이 최장 25분이 전부였다”며 “하지만 우리는 다이빙벨로 (여러 명이) 2시간을 물속에 있었기 때문에 더욱 문제삼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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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비록 내가 한 말의 허위여부만 소극적으로 판단한 것이지만, 당시 집단 마녀사냥과 영화 다이빙벨로 아직까지 탄압하고 있는 정권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이처럼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판결한 것이야말로 증거위주 재판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당시 정부의 안이하고 부실한 구조 태도를 두고 “지난 3월 JTBC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을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부가 구조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야 했는데도 그나마 당시 가능성 있는 방안에 대해 객관적으로 손석희라는 사람이 눈치 안보고 보도해줬다’, ‘그런 점에서 손석희라는 사람에 감사한다’고 말했다”며 “방통심의위(방통위)가 제재결정을 한 것은 다시는 이런 인터뷰를 하지 못하도록 싹을 자르려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대표는 다이빙벨을 투입했다가 철수한 전후로 집단적으로 쏟아진 여론몰이와 마녀사냥에 대해 “당시 힘으로 밀어붙여서 여론몰이하려는 시도가 있는 사실을 갖고 판단한 재판부에 의해 뒤집힌 것”이라며 “사법부가 현재의 권력구조에 놀아나지 않는다는 것이 보여준 희망적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했던 부산국제영화제의 예산을 절반으로 삭감하는 등 여진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그는 “과잉충성하는 것이 나타나고 있는데, 권력이 어디까지 갈지 걱정거리”라며 “그런 점에서 다이빙벨과 관련된 부당한 행위들이 잘못됐다고 비판한 의미가 있다. 더 이상 시비걸지 말고 인정할 것 인정하라는 뜻이라 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당시 보수단체를 비롯한 언론의 집단적 마녀사냥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쓴소리를 했다. 보수단체가 ‘정부 상대로 사기치고 공무를 방해했다’며 이 대표를 포함해 손석희 JTBC 앵커와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를 고발하는가 하면, 조선일보의 경우 이 대표가 ‘20시간 연속작업→40분~1시간 작업’ 등 말바꾸기를 했다거나 이 대표와 인터뷰를 한 매체를 거론해 비난하기도 했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사진=조현호기자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사진=조현호기자

 

 

이를 두고 이종인 대표는 “이들도 지금쯤 스스로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다이빙벨은 그저 상황에 맞게 제작된 편의성과 효율성을 가진 단순한 잠수 장비일 뿐인데도 필요이상 비하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교대해가면서 오르락 내리락 할 경우 20시간 아니라 그 이상도 연속작업을 못할 이유가 없다”며 “그런데 내가 ‘한 사람이 20시간 이상 가능하다’고 말했다가 말을 바꿨다는 식으로 말꼬리 잡은 조선일보야말로 바보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연히 20시간을 교대해가면서 한 사람이 물 속에서 20시간 동안 밥도 안먹고 작업한다는 뜻으로 얘기했겠느냐”며 “잠수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지식도 없이 비난을 위한 스스로 무식하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다이빙벨 자체는 수백년 된 장비”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다이빙벨은 지난 1691년 에드먼드 핼리(핼리혜성 발견자)가 개발한 ‘잠수종’이 그 시초가 돼 심해 잠수에 널리 쓰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