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민간 잠수사 죽음은 동료 탓?

동료 잠수사 과실치사 혐의 기소… “관리소홀 책임” 유족들, 해경 간부들 고발

이하늬 기자 | hanee@mediatoday.co.kr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전 해경간부들이 세월호 실종자 수색 작업 중 숨진 민간잠수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로 고발당했다.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와 고 이광욱 잠수사 유족, 동료들은 26일 해경 간부들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 이들은 해경의 관리소홀로 인해 고인이 숨졌으며 죽음 이후에도 진상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검찰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 해양경찰청은 직접, 혹은 언딘마린인더스트리나 사단법인 대한인명구조협회를 통해 세월호 실종자 수색 작업에 참여할 민간 잠수사를 모집했다. 고인도 이 모집에 응해 지난 해 5월 4일 진도로 갔다. 그리고 5월 6일 오전 6시 7분께 수색 작업을 위해 잠수했다가 6분 뒤에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켰다. 그는 목포 한국병원 응급실로 후송됐으나 같은 날 오전 7시 36분께 사망했다. 정부는 지난 해 12월 이씨를 의사자로 지정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30년 경력의 잠수사인 고인이 왜 몇 분 만에 사망했는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앞서 지난 해 8월 검찰과 해경은 당시 사고 현장에서 작업배치 업무를 했던 동료 민간잠수사 공아무개씨가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유족은 여기에 동의하지 못한다. “해경은 민간잠수사 한 명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이 사건에서 빠져나갔다”고 비판했다.

416연대와 유족은 공씨가 고발된 것에 대해 “공씨가 민간잠수사들의 작업 배치 업무를 담당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며 “지휘·감독 체계상 해경의 지시 없이는 민간잠수사가 독자적으로 수색을 개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19일 개정되기 이전의 구 수난구호법(2014년 11월 19일 개정되기 이전의 것)에 의하면 해경청장이 수난구호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고 민간단체 등의 수난구호활동 역할을 조정하고 지휘, 통제하게 돼 있다.

 

 

▲ 세월호 참사 발생 51일 째인 지난해 6월 5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사고해역에 정박한 언딘 바지선에서 해군 해난구조대 심해잠수사가 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세월호 참사 발생 51일 째인 지난해 6월 5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사고해역에 정박한 언딘 바지선에서 해군 해난구조대 심해잠수사가 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인의 처남 김현철씨는 27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수중 18미터 이상을 잠수하게 되면 보조공기통을 가지고 가야 하는데 형님은 보조공기통 없이 입수했다. 또 텐더 역시 없었다는 증언을 들었다”며 “이 모든 걸 지휘·관리한 주체가 해경”이라고 말했다. 텐더는 잠수사 공기공급선을 끌어주고 잡아주는 역학을 하는 사람이다. 잠수사에게 이상이 생겼을 때 이 끈으로 신호를 주고 받는 역할을 한다. 김씨는 “텐더라도 있었다면 이렇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수난구호법 법 제17조 2항에 따르면 사상자의 응급처치 및 의료기관으로의 이송 역시 해경의 몫이다. 이에 대해 김씨는 “만약 해경이 응급처치에 필요한 장비 및 인력을 갖추고 있었다면 고인이 사망했을 가능성을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사고 직후 잠수사들이 감압 챔버 안에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해경은 그것도 무시하고 헬기로 목포병원으로 고인을 옮겼다. 그런데 목포 병원에는 이와 관련된 전문 의료진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가족은 고인이 죽음에 이르게 된 원인이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검사 결과 고인은 기뇌증에 의한 사망으로 판정을 받았다. 외상, 감염, 압력 차 등으로 인해 뇌 안에 공기가 들어간 증상이다. 급격히 수면으로 부상하면 기압차에 의해 기뇌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사 소견이 나왔다. 하지만 가족은 체내의 이산화탄소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점 등을 들어 산소공급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 등을  제기하고 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김관홍 민간잠수사도 26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엄밀히 말하면 구조의 주체는 해경이고 민간잠수사들은 해경이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러 간 것이었다. 해경은 장비조차 제대로 없었다”며 “민간잠수사들이 시신 292구를 수습했다. 해경은 자기네들을 도와준 사람을 이런 식으로 몰아세워서는 안된다”라고 비판했다. 이번에 고발당한 전 해경간부는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이춘재 해경본부 해양경비안전국장(전 해경 경비안전국장), 임근조 중앙해양특수구조단장(전 해경 상황담당관) 등 세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