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기시감, 조선일보는 여전히 ‘개인 탓’

[아침신문 솎아보기] 정부 책임 외면, 국민에게 “기본 지키라” 엄포… 한국사 집필기준에 뉴라이트 색채 강화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제2의 세월호참사

제2의 세월호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5일 오후 7시 제주추자도 신양항을 출발한 돌고래호는 6일 오전 6시25분 추자도 남쪽 무인도 섬생이섬 남쪽1.1km 해상에서 뒤집힌 채로 발견됐다. 배에 타고 있던 20여명 중 구조된 사람은 3명 뿐이다. 10명이 목숨을 잃고 8명이 실종됐다.

구조시스템은 이번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해경의 늑장대응은 이번에도 도마에 올랐다. 추자해경경비안전센터는 신고를 받은 뒤 20여분이 지나서야 보고를 했다. 통신이 끊긴 건 오후7시40분이지만 신고를 접수한 건 1시간20분이 더 지난 9시3분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해경은 제대로 된 구조를 하지 못했다. 신고 후 민간어선이 첫 생존자를 발견한 다음날 6시25분까지 10시간 동안 수색을 했지만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것이다.

경향은 “사고 접수 이후 사실을 확인한다며 23분간 시간을 허비한 후에 상황센터로 사고 사실을 알렸다. 밤샘 수색에 수십척의 함정이 동원됐지만 10시간 가까이 생존자구조와 어선을 찾는 데 실패하며 사실상 허탕을 쳤다”면서 “수색구역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는 등 해경의 수색활동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생존자 이씨는 경향과 인터뷰에서 “해경 선박은 아무리 불러도 헤드라이트도 비추지 않고 지나갔다”고 말했다.

해경은 승선인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오락가락했다. 동아는 “탑승자 명단에는 22명이 적혀 있지만 승선 신고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정확히 몇명이 탔는지조차 모른다. 생존자 중 1명은 명단에 없었고, 명단에 있는 사람 중 4명은 실제로 탑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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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자 경향신문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참사가 발생하게 된 원인을 따져보면 안전에 대한 총체적인 관리 부실이 자리잡고 있다. 이 역시 세월호 참사와 판박이다. 낚시 어선은 선박안전기술공단에서 안전성 확인증을 받아야 한다. 동아는 “2008년부터 낚싯배 영업을 한 돌고래호는 7년간 단 한번도 안전점검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낚시관리 및 육성법에 따르면 낚싯배도 출입항신고서와 승선명부를 출입항 신고 기관장에게 제출토록 하고 있지만 돌고래호는 예외였다. 서울신문은 사설에서  그 이유를 “소규모항의 경우 어촌계장이 이를 대신하는가 하면 낚시꾼은 확인의무사항도 아니라고 한다”고 썼다.

사전에 충분히 대응할 수도 있었다. 국민일보는 “추자도 해역은 가을과 겨울에 감성돔 등이 잘 잡혀 바다낚시꾼들에게는 최고의 어장으로 통한다. 반면 이곳에는 해류가 빠르고 깊어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시기 낚시꾼들이 몰리는 장소에 해류가 빠른 곳 위주로 사전 대응체계를 구축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이번 사고 역시 ‘경제활성화’를 우선시하는 풍토가 불러온 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낚싯배는 사실상 낚시 승객을 태우는 여객선의 역할을 하지만 고기를 잡는다는 이유로 어선으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낚시업 활성화를 이유로 규제를 풀 것이 아니라 승선인원을 엄격히 관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은 ‘개인의 안전불감증 탓’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해경의 구조실패와 당국의 관리소홀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다. 외려 개개인의 안전불감증 문제를 중점적으로 비판했다. 사고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며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이다. 조선은 “정부 대책만으로는 곳곳에 도사린 위험에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모두가 사고를 남의 일로만 생각하는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 스스로 안전을 위한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후진적 참사는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선은 “또다시 비슷한 사고가 일어난 것은 사람들이 아직도 ‘설마’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안전에 대한 기본을 지키지 않고 있는 탓”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은 사설에서 해경을 두둔하기도 했다. “날이 어두워지고 기상이 나빠 구조도 신속히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보도태도는 다른 보수언론과도 대조적이었다. 중앙은 “연락이 닿았더라도 구조가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위치추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11시간 가까이 배에 매달려 있던 승객 중 상당수는 구조되지 못했다”면서 구조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동아 역시 “(세월호 참사 이후) 해경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안전처가 존재하는지 국민은 전혀 체감할 수 없다”면서 “해경은 밤새 한명도 구하지 못했고, 사고 다음 날 오전 생존자를 구한 것은 이번에도 해경이 아닌 어선’”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에서도 정부의 책임은 개인에 가려졌다. 관련 기사 4건 중 해경의 구조문제를 다룬 기사는 관련기사 4건 중 1건에 불과했다. 실종자 이씨와의 인터뷰 기사 <“출발 수십분만에 쾅… 승객들 구명조끼 젖었다고 안입어”>에서는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다른 기사 <형제가 함께… 아들 입대시키고 열흘만에…>에서는 실종자의 가족사를 언급하며 개인의 비극에 주목했다. 대부분의 언론이 ‘세월호 참사’와 이번 사건을 연관 짓는 데 반해 조선일보는 이 사안을 보도하며 기사 표제나 부제, 사설에서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지 않기도 했다. 두 사건의 연관성을 외면한 것인데, 이 역시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으려는 보도태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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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자 조선일보

새 한국사 집필기준에 ‘뉴라이트’ 보인다

뉴라이트 사관이 한국사 교과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015 교육과정의 고교 한국사 집필기준 시안에서 독립운동과 자발적 근대화에 관한 내용이 축소되거나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향은 “현재 교과서에 적용된 2009 집필기준에는 ‘대한민국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였음에 유의한다’고 되어 있다”면서 “지난달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받았던 집필기준에는 ‘임시정부의 법통 계승’이라는 집필 유의점이 있었지만 검토 후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시준 단국대 역사학과 교수는 “교과서에서 임시정부의 법통성을 제외하려는 움직임은 독립운동의 역사를 평가절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15 집필기준에는 조선후기 농민과 수공업자, 상인들의 노력에 의해 경제, 사회적인 면에서 근대사회를 향한 변화가 나타났다는 내용도 빠졌다. 경향은 조왕호 대일고 교사와 인터뷰를 통해 “조선후기의 근대적 움직임을 부정하는 뉴라이트 사관과 일맥상통하고, 일제강점기에 근대가 시작됐다는 식민지근대화론을 합리화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2015 교육과정 개정에 따르면 전근대사와 근현대사 비중이 5:5에서 56: 44로 줄어들게 된다. 중국과 일본은 근현대사의 비중을 늘리는 데 우리나라만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은 “근현대사 비중 축소는 중국과 일본은 물론 세계적 추세와 비교해도 역행하는 방향”이라며 “정부 여당이 군불을 지피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도 세계적 추세와 어긋나는 후진적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아일란 쿠르디’가 남의 일?

세 살배기 아일란 쿠르디의 시신이 터키 해변에서 발견된 이후 유럽이 변화하고 있지만 자국민의 반발 속에서 지속적으로 난민을 대폭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우리나라는 난민문제에서 자유로운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한겨레와 한국일보는 우리나라의 난민문제를 조명했다.

난민인권센터가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난민신청을 한 시리아인은 1994년 이후로 모두 713명에 달한다. 한겨레는 “이 가운데 3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받았다”면서 “지난해와 올해 577명이 난민에 견줘 보호와 권리보장 수준이 떨어지는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난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긍정적이지 않다. 한겨레에 따르면 박지훈 헬프시리아 사무국장은 “지난 3년간 모금활동을 해왔지만 시리아 난민에 대한 한국인들의 호응은 전혀 없거나 냉소적이었다”면서 “세살배기 꼬마 아일란의 안타까운 죽음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우리 곁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불법체류자나 난민신청자의 자녀들은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난민 신청자 B씨의 아들은 천식을 앓아 병원비 100만원이 들지만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치료를 초기한 상황이다.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이 이 같은 아동의 인권을 위해 최소한의 의료서비스는 제공하자는 내용의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을 대표발의한 상황이지만 법안 발의조차 쉽지 않았다. 현재에도 일부 보수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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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자 한겨레

다음은 7일 1면 머리기사다

조선일보 <통일외교, 중과 4개채널 풀가동 준비>
중앙일보 <“강의 중 토론한 적 없다” 한국29% 미국2%>
동아일보 <세월호 겪고도… 달라진 게 없었다>
한겨레 <북한 뺀 채 중국과 통일 논의 남북관계 불안 되레 키운다>
경향신문 <해경, 해군 35척 11시간 허탕… 지나던 어선이 구했다>
한국일보 <철원 DMZ 국제평화마라톤… 61년 만에 민통선 안을 내달렸다>
국민일보 <안전 또 침몰…세월호 망각했다>
서울신문 <기적을 찾아… 밤을 잊은 희망>
세계일보 <또 안 지킨 안전수칙… 낚싯배 참사 불러>